표현대리 대리권도 없는 대리인이 본인을 위해 계약을 맺어봤자, 대리가 적법하지 않다. 계약의 효력은 본인에게 미치지 않는다. 이 사실은 계약 상대방을 두렵게 만든다. 시간과 비용들여 정성스럽게 계약서를 써도, 대리인한테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한푼, 두푼짜리 계약이라면 그나마 괜찮다. 만약 당신이 10억원짜리 아파트 매매계약을 맺는다고 해보자. 약속한 장소에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을 자청하는 사람이 나왔다. 당신은 선뜻 계약할 수 있을까? 그러니 상대방을 보호해줘야 한다. 특히 그 상대방이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다면 더욱 더 보호해줘야 한다. 이런 사람조차 지켜주지 않는다면 대리제도는 누구도 이용하지 않을 거다. 계약을 할 때마다 “당신 말고 본인을 직접 데려오..